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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평가

이익이 없는 회사의 가치는 어떻게 매기나

적자 기업에는 배수를 곱할 분모가 없고 DCF 의 추정도 근거가 얇습니다. 그럼에도 값은 정해집니다. 실무에서 쓰는 접근과 각 방법이 어디서 무너지는지 정리했습니다.

원회계사5분 분량

가치평가의 표준 도구는 두 갈래입니다. 이익에 배수를 곱하거나, 미래 현금흐름을 할인하거나입니다.

그런데 이익이 없으면 곱할 분모가 없고, 흑자로 돌아선 적이 없으면 현금흐름 추정의 근거가 얇습니다. 그럼에도 투자와 인수는 이뤄지고 값은 정해집니다. 무엇을 보고 정하는지의 문제입니다.

먼저 — 왜 적자인지를 가른다

같은 적자라도 성격이 다릅니다. 이 구분을 안 하면 뒤의 모든 계산이 무의미해집니다.

의도된 적자

고객을 늘리려고 마케팅에 쓰고 있습니다. 지출을 멈추면 흑자가 됩니다. 단위 경제성은 이미 양수입니다.

구조적 적자

팔수록 손해입니다. 규모를 키워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단위 경제성이 음수입니다.

첫 번째는 성장 투자이고 두 번째는 사업 모델의 문제입니다. 겉으로는 둘 다 영업손실 한 줄로 보입니다. 가르는 방법은 고객 한 명 단위로 쪼개 보는 것입니다.

보는 것무엇을 말하나
고객 한 명당 매출총이익팔 때마다 남는가
고객 획득 비용한 명 데려오는 데 얼마 쓰는가
회수 기간획득 비용을 몇 개월 만에 회수하는가
유지율데려온 고객이 남아 있는가

고객당 매출총이익이 음수면 규모를 키울수록 손실이 커집니다. 이 경우 성장은 가치가 아니라 위험입니다.

쓸 수 있는 접근 네 가지

1. 매출 배수

가장 흔히 쓰입니다. 이익이 없으니 매출에 배수를 곱합니다. 문제는 배수를 어디서 가져오느냐입니다.

매출 배수는 수익성을 무시합니다. 매출총이익률 70%인 회사와 15%인 회사에 같은 배수를 쓰면 안 되는데, 비교기업을 대충 고르면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비교기업을 잘못 고르는 네 가지 방식에서 다룬 함정이 여기서 더 크게 작용합니다.

실무에서는 매출 대신 매출총이익에 배수를 곱하기도 합니다. 수익성 차이를 흡수하므로 더 낫습니다.

2. 흑자 전환 시점 기준 DCF

지금은 적자지만 몇 년 뒤 흑자가 된다고 보고 그때부터의 현금흐름을 할인합니다.

구조는 정상적인 DCF 와 같지만 추정 구간이 길고 그 구간이 전부 가정입니다. DCF 가 흔들리는 세 곳에서 다룬 문제가 여기서는 훨씬 심각합니다. 5년 뒤 흑자를 가정하면 값의 대부분이 영구가치에서 나오고, 그건 추정이 아니라 희망입니다.

민감도 분석 없이 단일 숫자를 제시하면 안 됩니다. 성장률을 2%p 바꿨을 때 값이 두 배가 되는 모형이라면, 그 값은 계산 결과가 아니라 가정을 반영한 것입니다. 범위로 제시하고 무엇이 값을 움직이는지 함께 적습니다.

3. 순자산 기준

사업의 미래를 안 보고 지금 가진 것만 봅니다. 청산가치에 가깝습니다.

성장 기업에는 대개 너무 낮은 값이 나오지만, 하한선으로는 의미가 있습니다. 사업이 잘 안 되어도 이만큼은 남는다는 기준선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비영업자산을 정확히 가려야 합니다.

4. 최근 거래 가격

직전 투자 라운드의 가격을 참조합니다. 실제로 돈이 오간 값이라 설득력이 있습니다.

다만 우선주 가격을 보통주 가치로 그대로 쓰면 안 됩니다. 투자자가 받은 주식에는 청산우선권과 희석방지 조항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회사의 보통주는 그런 보호가 없으므로 가치가 다릅니다. 이 차이를 무시하면 회사 전체 가치가 과대평가됩니다.

비상장이면 한 겹이 더 있다

세법은 별도의 계산 방법을 두고 있고, 그것이 실무의 평가와 갈립니다. 상속·증여나 특수관계자 거래가 걸리면 세법 쪽 값이 따로 필요합니다. 두 값이 다른 것이 정상이고, 왜 다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세한 구조는 비상장주식 가치평가, 세법과 실무가 갈리는 지점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실무 순서

  1. 적자의 성격을 가릅니다. 단위 경제성이 양수인지 먼저 봅니다.
  2. 여러 방법으로 계산합니다. 하나만 쓰면 그 방법의 약점이 그대로 값이 됩니다.
  3. 범위로 제시합니다. 단일 숫자는 근거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정을 감춥니다.
  4. 무엇이 값을 움직이는지 적습니다. 협상은 값이 아니라 가정을 두고 합니다.
  5. 하한선을 확인합니다. 순자산 기준 값이 바닥입니다.

4번이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정상화 손익에서 다룬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협상의 질문을 값이 얼마냐에서 이 가정이 맞느냐로 옮기면 합의할 수 있는 논의가 됩니다.

값을 지금 확정하기 어렵다면 언아웃이 대안입니다. 실제 실적에 따라 나중에 정하는 구조인데, 적자 기업의 값을 두고 양쪽이 좁히지 못할 때 자주 쓰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참고 자료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평가·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평가 방법의 선택과 적용은 사실관계에 따라 갈리므로 반드시 전문가 검토를 거쳐 주십시오.

근거 자료

글쓴이

원회계사

WON CPA · 공인회계사

회계·세무·M&A 실무를 다룹니다. 조문과 공식 자료를 근거로, 실무에서 실제로 막히는 지점을 씁니다.

지금까지 71을 썼습니다 — 블로그 58 · 인사이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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