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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 실무

예규·판례를 조문 판단에 얹는 순서

조문만으로 결론이 안 나는 자리에서 예규와 판례를 찾게 된다. 그런데 이 둘은 효력이 다르고 서로 어긋나기도 한다. 무엇을 먼저 보고, 어긋날 때 어떻게 정리해 기록에 남길지.

원회계사4분 분량

읽기 전에

이 글은 자료의 위계와 찾는 순서를 다룬다. 특정 사안의 세무 판단이 아니며 세무 자문을 대신하지 않는다. 예규·판례의 효력에 관한 다툼은 사안마다 갈리므로 반드시 전문가 검토를 거쳐야 한다.

조문을 끝까지 읽었는데도 결론이 안 나는 경우가 있다. 문언이 두 가지로 읽히거나, 준용의 범위가 안 적혀 있거나, 사실관계가 조문이 상정한 전형에서 벗어나 있을 때다. 여기서부터 예규와 판례를 찾게 된다.

무엇이 무엇보다 위인가

먼저 정리해 둘 것은 자료마다 힘이 다르다는 점이다. 검색해서 나온 순서대로 읽으면 약한 자료를 강한 자료보다 먼저 믿게 된다.

자료성격실무에서의 무게
법률·시행령·시행규칙법령 그 자체출발점이자 최종 근거. 다른 무엇도 이것을 뒤집지 못한다
대법원 판례법원의 최종 해석가장 무겁다. 과세관청의 해석과 달라도 법원 판단이 우선한다
하급심 판결·조세심판례개별 사건의 판단참고가 되지만 확정되지 않았거나 사안이 다를 수 있다
예규·유권해석(질의회신)과세관청의 해석실무 예측에 유용하다. 다만 법원을 구속하지는 않는다
집행기준·해설서과세관청 내부 기준·설명실무 관행을 알기 좋다. 법적 근거 자체는 아니다
블로그·요약글제3자 정리출발점으로만. 근거 조문을 확인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확정하지 않는다

찾는 순서

  1. 조문을 먼저 끝까지 읽는다. 예규를 먼저 읽으면 그 예규의 사실관계에 내 사안을 끼워 맞추게 된다. 순서가 뒤집히면 판단이 오염된다.
  2. 막힌 지점을 한 문장으로 적는다. '준용 범위가 A까지인지 B까지인지 불분명' 처럼. 이 문장이 검색어가 된다.
  3. 판례를 먼저 찾는다. 대법원 판단이 있으면 그것이 기준이다.
  4. 예규를 찾는다. 국세청 국세법령정보시스템에서 조문 번호로 연결된 해석을 본다.
  5. 사실관계를 대조한다. 찾은 자료의 사실관계가 내 사안과 어디가 같고 어디가 다른지 적는다. 이 대조를 생략하면 엉뚱한 사안의 결론을 가져오게 된다.

5번이 가장 자주 생략된다

제목만 보고 '같은 사안이네' 하고 결론을 가져오는 실수가 많다. 예규는 질의한 사람이 제시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답한 것이다. 전제가 다르면 결론도 다르다 — 그런데 전제는 본문 앞부분에 짧게 적혀 있어 건너뛰기 쉽다.

자료끼리 어긋날 때

예규와 판례가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일은 드물지 않다. 특히 판례가 나온 뒤 예규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시기에 그렇다.

이때 결론을 하나로 눌러 적는 것이 가장 나쁜 처리다. 실무에서는 양쪽을 다 남기고 위험을 명시하는 편이 낫다. 기록에는 이렇게 남는다.

  • 조문상 문언 — 무엇이 불분명한지
  • 판례의 입장과 사건번호, 사실관계 요약
  • 예규의 입장과 문서번호, 전제된 사실관계
  • 둘이 갈리는 지점과, 내 사안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
  • 택한 결론과 그 이유 — 그리고 반대 결론이 났을 때의 영향

마지막 항목이 핵심이다. 세무 판단의 값어치는 '맞다'고 말하는 데 있지 않고, 틀렸을 때 무엇이 어떻게 되는지 미리 아는 데 있다. 감면을 못 받는 것과 가산세까지 붙는 것은 준비해야 할 것이 다르다.

찾은 것을 다시 못 찾지 않으려면

몇 달 뒤 같은 논점이 다시 왔을 때 처음부터 다시 찾는 일이 흔하다. 검색어가 아니라 결과를 남겨야 한다.

  1. 문서번호를 적는다. 판례는 사건번호, 예규는 문서번호. 제목만 적으면 못 찾는다.
  2. 조문 번호와 시행일을 함께 적는다 — 어느 해의 세법을 적용해야 하나 참고.
  3. 본문에서 판단의 근거가 된 문장 한두 줄을 그대로 인용한다. 요약해 두면 나중에 그 요약이 맞는지 다시 원문을 봐야 한다.

결론만 남기고 근거를 치웠을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는 자료는 넘치는데 왜 결정을 못 하는가에 정리했다.

글쓴이

원회계사

WON CPA · 공인회계사

회계·세무·M&A 실무를 다룹니다. 조문과 공식 자료를 근거로, 실무에서 실제로 막히는 지점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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